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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밀릴 지언정 나를 밀어내지 말자, 카페 시노라

남타커 2023. 4. 1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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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16 카페 시노라
매일 10:00 - 18:00(일요일 휴무)
신교공영주차장 이용

서촌 카페 시노라

큰 결단을 내렸다. 이직 5개월만에 첫 연차를 쓰기로 했다. 연차, 반차 쓰는게 이리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는데 어렵게 되었다. 빠르면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수당없이 일을 했다. 몇달 반 복되니 이게 사는건가? 싶었다. 그 전에 나란 사람은 어떻게 살았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나는 봄이 오면 종종 반차를 내고 서울 어딘가를 걷고, 커피와 빵을 먹으며 소소하게 즐기며 살았다.

그리하여 용기 있게 (사실은 작은 목소리로) 저.. 금요일 연차 내겠습니다. 하고 시노라로 왔다. 평일 오후에 한적한 작은공간에 음악과 커피를 즐기러 온 내 자신에게 고마웠다.



나무의 색감과 소리를 듣는 곳
오후 4시쯤 햇살이 시노라를 비추고 있었다. 기분좋은 훈훈함이 카페안을 덮고 있었고, 차가운 모니터만 보다 나무색의 벽, 선반, 의자, 쇼파를 보니 내 눈을 따뜻하게 덮어 주었다. “이곳에서 쉬어가렴” 이라고 말하는것 같았다.

시끄라눈 전화벨 소리로 닫혀 있던 내 귓구멍을 뷰드러운 재즈소리가 “고객님? 귀에 때가 많으시네요 부드럽게 파드릴게요~”라며 귀 또한 정화를 해 준다.

요즘같이 플라스틱에서 흘러나오는 칼 같은 소리에 반해 나무울림이 주는 소리가 이 곳, 시노라의 분위기를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나에게 프렌치 토스트를 허하노라
내 연차인데, 왜 눈치를 보아야 하는가... 그래도 연차내고 달려온 나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해본다. 커피는 하우스플랜드 비 플랫 핫, 하우스블렌드 아이스로 주문을 했다.

시노라의 커피는 여유를 부리는 맛이다. 쉽게 말하면 연한데 끝에서 커피의 향이 치고 얼라온다. 커피가 목을 넘어가고 코로 숨을 쉴 때에, 향이 올라온다. 급하게 마시다 보면 느낄수 없기에 여유가 있을때 마셔봐야 한다.

또 커피랑 프렌치토스트 궁합이 좋다. 잘 익고 시럽코팅이 잘 되어 있는데 달기도 너무달지 않아 내 입맛에는 딱이다. 토스트 한 입 먹고 커피로 입안를 가득 채우면 내가 열심히 일 한 보람을 여기서 찾게 된다.


카누 대신에 드립커피
마가렛트 대신에 프렌치 토스트
전화벨 대신에 재즈

잠깐 이지만 대신해서 누렸던 것들이다. 훈훈한 햇살을  느꼈던 시간을 기억하며 오늘도 출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