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여름휴가 다녀온 황인용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
평일 반차를 낸 아내와 함께 파주로 향했다. 사실, 콩치노 콩크리트를 갔다가 한 사람당 입장료 2만원에 생수 한 병만 주는 게 아쉬워 종종 가던 뮤직스페이스로 향했다. 단 한 번도 주말에 방문을 했어도 웨이팅을 겪어본 적이 없었는데 평일 월요일 오후 4시에 웨이팅이라니... 이것이 하트시그널 효과 인가? 싶었다. 물론 카메라타가 하시에 나온 건 아니지만(다행이다..) 콩치노 콩크리트덕에 웨이팅이 생긴 거 같아 "매.우.아.쉬.웠.다"
좋은 건 함께 나눠야 오래오래 같이 즐길 수 있고, 또 사장님 공간 운영에 도움이 되니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평일 웨이팅 실화입니다
멋들어진 반 올드카인 재규어 옆으로 의자들이 있는 것을 설마?.. 설마!.. 진짜야?라고 믿지 못했다. 그 자리에 앉는 순간까지도 믿지 못했었다. 이미 우리 앞으로 4팀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현실을 깨달았다. 평일 월요일 오후에도 웨이팅이라니... 그렇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더운 바람이 아닌 시~원한 바람이 건물 사이로 오가는 게 느껴져 내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오히려 가만히 앉아서 기다렸다 들어간 게 더 좋게 느껴졌다.
앞 팀들이 하나씩 들어가고, 다시 문이 닫히기를 3번 하니 드디어 우리가 들어갈 차례가 되었다. 여러 번 온 곳이지만 오늘만큼은 핸드폰 들지 않고 오로지 음악에 집중하자고 했다. (이 결심은 여러 번 방문하고 이번에 처음 해본 결심이었다)
입장과 동시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입장료 계산'이다. 성인 기준 12,000원에 음료 1잔이 포함되어 있다. 초, 중, 고생 이하는 10,000원이다. 음료 한잔과 시간적 제한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 공간에 비하면 참 저렴하게 느껴지는 금액이다. 그래서 사장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아- 황인용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는 당연 하지만 '황인용 사장님'이 주인이다. 시간이 된다면 이분이 얼마나 낭만이 가득한 분인지 검색해 보면 좋겠다. 또, 들를 때마다 음악 감상만 할게 아니라 사장님께서 직접 나와 음악 제목을 적어주실 때 오늘은 어떤 패션으로 오셨는지 보는 것도 또 하나의 포인트다. 방문했던 당일에는 컨버스에 백바지 그리고 하늘색 티를 입고 계셨다.
(참고로 40년생 이시다)
개인적인 여담이지만 배철수 DJ, 황인용 사장님처럼 늙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산다. 모습뿐만 아니라 마음속 낭만과 나이가 들어서도 젊은 사람과 소통하며 젊음을 유지하시는?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가만히,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해본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자 핸드폰을 내려두고 음악에 집중했다. LP특유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요즘 스트리밍 사운드와 고품질 이어폰 조합에 맛 들인 나에게 이런 사운드는 어색하다. 하지만 큰(?) 사운드가 주는 울림에 금방 매료가 된다. 중간중간 많이 들어본 노래도 들린다. 앞의 사람들이 인스타 스토리에 올린 것을 끊임없이 확인한다. 한번 올리고서는 수시로 누가 봤는지 확인한다. 왜 그런 걸까?? 나도 내릴 수 없는 답이기에 그냥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한다.
나도 그동안 바쁘게 살았다. 음악에 5분, 10분 집중하는 게 참으로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무얼 안 하고 가만히 있으려니 불안하기도 했다.(TMI. 사실 이력서 낸 곳에서 서류 합격 연락이 안 와서 그렇다. 이때 5시쯤인데 정확히 두 시간 뒤인 7시에 연락이 왔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아도 되는데 너무 관성처럼 가만히 있으면 문제가 있는 것 같고, 이러면 안 되는 거 같은 '노예'마인드가 자리 잡고 있는 거 같다. 좀 쉬어도 괜찮은데 말이야... 나도 모르게 압박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세상 끝나는 것도 아닌데 너무 초조하게 그 공간을 즐긴 거 같은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1시간가량 음악에 집중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정리를 했다. 안 쓰는 파일들을 쓰레기통에 버린 거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뉴스기사를 보니 올여름휴가 계획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기사를 보았다. 어디 가기 참 부담스럽긴 하다. 그렇지만 하루 중 단 몇 시간이라도 이곳, 황인용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에 와서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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